무좀에 걸리면 일단 발톱이 갈라지고 부스러지고 무좀곰팡이균으로 발톱 안이 각질로 가득 채워진다 발가락 사이는 건조해야 되는데 늘 습하여 끈적거리는 느낌에 간질거리기까지 하면 정말 괴롭다
시도 때도 없이 발가락을 꼼지락 거려야 한다
발바닥은 각질로 허옇게 뒤덮여 양말을 벗을 때마다 부스러기가 바닥에 한없이 떨어진다
어디 가뭄에 땡볕의 논바닥도 아니고 거북이 등때기도 아닌 것이 떡 갈라져 있다
어디 가서 발 씻고 내보이기가 정말 민망스럽다
그렇게 이제껏 버텨오다 큰 결심을 한 것이다
23.05.02
1일 차
해마다 반복되는 무좀과 습진 치료를 약으로는 한계가 있다
나을 듯 말 듯 애간장만 태웠다
그래서 곰팡이균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바로 시작했다
발가락 사이가 갈라지고 진물이 나기도 하고 허옇게 얇은 각질도 생긴다 이게 다 없어져야 나은 것이다
무엇보다 간질간질 거리는 게 괴롭다
이제껏 여러 번 해본 결과 민간요법인 산이 듬뿍 들어있는 사과식초가 특효다
예전에도 같은 방법으로 말끔히 낳았다가 관리소홀로 재발병했다
꾸준한 관리만이 재발방지의 최선책이라 할 수 있는데 사실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이런저런 핑계로 하루이틀 그르다 보면 어느새 귀차니즘이 밭동하여 포기상태가 되어있다
이번엔 큰 맘을 먹었다
여름휴가를 태국으로 가기 때문에 마사지의 나라에 가면 필수 코스인 마시지를 꼭 받는다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어찌 수치스럽게 무좀 걸린 발을 내밀수 있단 말인가
국위선양은 못할망정 나라 망신을 시킬 수야 없지 않은가
몇 주 전에 2배 사과식초 1.8l와 대야도 같이 사놓고 오늘 처음 시도해 보았다
물과 식초를 1:1 비율로 넣어 발을 담갔다
처음엔 멀쩡하더니 몇 분 지나자 발가락 사이가 따가워지기 시작하며 약간의 통증이 훅 들어온다
이 고통을 즐기며 30분을 버텨냈다
발의 물기를 닦아내고 살이 불은 상태에서 각질을 칼로 살살 긁어내니 잘 벗겨지고 엄청 시원하게 느껴진다
오랜만의 신 식초향을 맡으니 벌써 다 낳은 것 같이 느껴진다
이제 시작인디
내 못난 발가락 내 불찰과 관리부실로 내 몸을 지탱하고 이동하게 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도 방치해 버려서 심심한 위로와 미안함을 표한다
sorry!
23.05.03
2일 차
오늘도 곰팡이균을 사멸시키기 위하여 식초물에 30분을 담갔다
어제보다 각질을 제거해서 그런지 훨씬 더 따끔거렸지만 카카오페이지에서 기다리면 무료 소설 2편 읽어주니 금세 지나가 버렸다
통증이 세졌다는 것은 그만큼 치료효과가 더 빨라진다고 생각하고 이 고통을 그냥 즐기고 있다
발바닥과 발가락에 낀 각질을 무딘 칼로 살살 제거했다
진즉에 보내 버려야 했던 내 살점들 잘 가라
goodbye!
어제 각질을 한번 벗겨내서 오늘은 많이 줄었다
어제와 확연이 다른 듯한 내 발들 그냥 느낌이겠지
내 발 치료제는 두 번 사용해도 아까워서 내일을 위해 욕실 한구석에 덮어서 보관해 놓았다
약효가 떨어질 때까지 재탕 3탕 하련다
시간이 지나도 지속적으로 따끔거리는 통증이 우리하게 가시질 않는다
피부 깊숙이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침투가 되어 세균들과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23.05.04
3일 차
연이어 3일 차까지 달렸다
오늘도 어김없이 고통은 오지만 왼발은 덜하지만 오른발은 여전히 따갑다
시간이 자남에 따라 통증도 조금씩 가라앉는다
타이머 30분에 알람 맞춰 끝냈다
한 번 더 각질제거
23.05.08
4일 차
오늘도 30분 알람으로 시골 다녀오느라 나흘만의 식초 담금질
그런데 이제 전혀 따갑지가 않다
그새 세균들이 사멸해 버렸나
23.05.09
5일 차
오늘도 30분이 더 지나서 담금질을 마쳤다
이젠 아무런 효과도 없는 듯 느낌도 없다
그만해야 되나
23.05.10
6일 차
오늘도 카카오 소설 한 편 읽고 유튜브 시청하니 30분이 순삭 지나가 버렸다
아무 반응도 없는데 계속 세균박멸을 진행해야 되나 의구심이 든다
3일간 시골 가기 때문에 특별히 아침에 한번 오후에 한번 더 소독을 진행했다
6번이나 사용한 사과식초물이 구정물이 되어 침전물도 보이는데 버리기엔 아직 아까워 좀 더 쓰기로 했다
치료 전의 온 발바닥이 각질로 뒤덮여 있었는데 지금은 비약적인 발전을 보이고 한결 깔끔해졌다
아직도 얇은 각질이 보여 긁어냈더니 상처가 나서 마지막 6번째 담금에서 많이 따가웠다
이 고통 또한 상처가 낮기 위한 통증이니 꾹 참았다
23.05.13
7일 차
이틀을 쉬었다고 발가락 각질이 갈라졌다 하루종일 쏘다니니 내 발바닥 습이 가시질 않는다
물론 청결관리도 소홀했지만 시골만 가면 게을러지고 잘 씻지도 않는다
시골에서는 말 그대로 자연인으로 생활한다
오늘은 갈라진 발가락에 약간 따끔거린다
오늘밤도 30분을 꽉 챼웠다
23.05.14
8일 차
어제의 갈라짐으로 오늘도 조금 따끔거린다
오늘도 30분을 채웠다
23.05.15
9일 차
오늘도 30분
발가락 사이가 여전히 갈라져 있고 변화가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오늘은 덜 따갑다
23.05.18
10일 차
이틀을 시골 다녀오고 오늘도 발을 담그고 있다
효과가 없나 허연 각질이 여전히
23.05.19
11일 차
오늘도 30분 타이밍을 지켰다
23.05.24
15일 차
시골 다녀와서 5일 만에 발을 30분 담갔다
23.05.25
16일 차
오늘은 식초가 농도가 많이 날아가서 식초를 조금 더 부어서 살균소독을 30분간 실시했다
23.05.26
17일 차
오늘도 30분 발바닥 절이기
23.05.29
18일 차
3일 만에 오늘도 30분 담금
23.05.30
19일 차
오늘도 무사히 30분
한 달간의 사과식초물로 무좀 및 습진 치료를 마친다
완전히 낳은 것은 아니자만 예전에 비하면 상태가 엄청 좋은 편이다
앞으로 무좀약과 병행하며 지속적인 관리를 꾸준히 해야겠다
내 발가락들 그동안 수고 많이 했다
토닥토닥!
23.06.19
오늘 현재까지 발관리가 잘 유지되고 있다
23.08.09
치료 후 두 달이 지나갔으나 여전히 별다른 관리 없이 깔끔하게 유지되고 있다
뽀송뽀송!
치료하고 나서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요오드 과산화수소와 목초액도 초산 성분이 들어있어 효과가 탁월하다는 악성 무좀을 치료한 글을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