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9.17
요즘 낙동강에는 자라가 낚시에 자주 걸려 나온다고 한다
친구 500이 어디서 얻어왔는지 3마리나 고무대야에 보관해 놓았다
어제오늘 객지서 많은 친구들이 벌초를 왔다



물론 살아생전에 불효자이다 돌아기시고 효자된 나도 반나절인 오전 내내 꽉 채워서야 아부지 산소를 시원하게 깎아드렸다
다행히도 날씨가 끄무레하게 받쳐주어 벌초하기엔 최적의 요건을 갖추어 훨씬 수월하게 예초작업을 했다
그래도 오랜만에 예초기를 돌려서 팔뚝 근육은 뻐근하다
혼자 온 이들 몇이는 연락하여 오늘 같은 날은 어느 식당을 가나 북적되고 만석으로 줄 서야 먹을 수 있어 아예 우리는 늦게 한가한 시간대에 찾아가 훨빈하게 자리 앉아 시원한 밀면과 콩국시를 시켜 땀 흘려 고갈된 몸의 수분을 보충하여 갈증해소와 허기진 배를 불룩하게 채웠다

다시 다 500 내 집에 한데 모디서 친구가 가져온 음복한 음식으로 한잔묵고
500이 기꺼이 내준 자라를 오늘 하루 백정을 뿌꾸가 맡아서 3마리 손질하고 난 불당번으로 가마솥에 불을 지피고 맹갈이는 닭집에서 재료를 구입해 오고 꺽다리는 말로만 떠들고 지끼기만하여 정작 한 게 없고 곱상이는 무서버서 암꾸도 안 하고 날로 먹을라칸다

불 지피 넣고 땀에 절은 끈적한 몸을 집에 가서 샤워하고 빨래도 쾌속으로 돌려 늘어놓고 다시 돌아오니 가마솥이 바글바글 끓고 있다
국물을 한 그릇 먹는데
캬! 죽인다 국물이 끝내준다 진국이 얼메나 진한지 두 그릇이나 연속으로 비우고

이 와중에 뿌꾸는 배차밭에 벌레 잡는다고 약치로 가서 캄캄무소식이고 기냥 우리끼리 용봉탕 건디기를 꺼내 약주와 함께 허한 배속에 채워 넣었다
우짜든지 오랜만에 모디서 즐겁게 몸보신 제대로 했다
늦게사 뿌꾸 합류하여 시간 가는 걸 잊은 채 시끌벅적하게 떠들고 각자의 길을 갔다
안 그래도 요즘 많이 후달리는데 몸보신 잘했다
자리를 선뜻 내 준 500이 고맙고 고향 친구들 만나 반갑고 덕분에 잘 먹고 원기회복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