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3.08
마을회관에 점심 먹어로 오라는 연락을 받고 미나리 비빔밥으로 맛있게 얻어먹고 한가하려던 오후가 갑자기 여기저기서 일감이 쏟아졌다

첫 번째로 도밍고네 집은 보일러 보충수 탱크에서 물이 넘쳐흐른다는 말을 듣고 처음에는 방바닥 엑셀관에 에어가 차서 그런 줄 알고 에어 빼기 작업을 진행하려는데


우리 동네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대성셀틱 보일러다
에어 빼기 작업을 하려면 강제로 순환펌프를 구동해야 하는데 그런 기능이 없는 것 같다
경동나비엔 보일러처럼 온도센서를 제거해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별수 없이 순환펌프 배선을 분리하여 바로 콘센트에 물려 가동했다


방 밸브를 하나씩 개방하여 에어 빼기를 하면서 꾸중물도 빼주었는데 에어가 찬 것 같진 않았다

원인은 바로 보충수 탱크의 부레가 문제였다
체크밸브가 완전 잠기질 않아서 급수가 지속적으로 공급되어 흘러넘친 것이다
철물점에서 딸랑 만원에 구입해 와서 교체 장착하여 해결해 드렸다
꺽다리네 큰엄마라서 비용청구를 안 하려는데 막무가내로 5만 원을 던져주시고 가셨다


두 번째로 우리 앞집 형님네로 세탁기가 수도꼭지에서는 물이 콸콸 나오는데 세탁기에서는 찔찔 나와서 세탁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십중팔구는 세탁기 용수 공급수 흡입구의 스텐망에 이물질로 막혀서 발생한 증상으로 망을 뾰족한 송곳이나 칫솔로 문때주면 제거된다
청소 후 작동시키니 물이 잘 나온다


세 번째로 마을회관 바깥수도 삽입형 동파방지 열선을 제거하여 돌돌 말아서 비닐봉다리로 덮어 씌워 고정하고 청소용 물호스를 연결해 드렸다

어제저녁은 덩치가 큰 브라마 치킨을 윗동네에서 사정상 못 키우게 되어 세 마리나 얻어 잡아와서 티강 친구네 집 솥에 삶아서 두 마리를 겨우 먹고 남은 닭과 국물은 갈미친구가 오늘 건져갔다
오래 키운 닭이라서 육질이 질겼지만 맛은 대박이었다
자고 일어나면 구강근육이 뻐근할 줄 알았는데 괜찮았다

오늘 저녁은 오골계 두 마리를 잡아서 6년 숙성시킨 노봉방주를 넣고 압력솥에 삶은 노봉방주 닭을 먹었다

닭고기 맛도 국물 맛도 향도 모두 노봉방주 특유의 맛이 배어있다
압력솥에 삶는 과정에서 불이 붙은 사진을 보여주는데 알코올이 날아가며 붙은 모양이다 그라믄 알코올은 날아가고 없을 텐데 향이 느껴지는 걸 보면 말벌독 때문인 게 아닌가 생각된다
하여튼 국물은 독해서 한 종재기 밖에 못 먹고 독주 품은 고기만 해치우고 몸을 생각하여 소주는 아주 조금만 마시고 일찍 파하고 바쁜 하루를 보냈다